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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김영섭] 생가 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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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52회 작성일 08-02-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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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오남매는
맹모삼천의 천명으로
논밭뙈기 일부를 팔아 생가를 버렸다.
벼 그루터기가 서설에 잠긴 새벽
삽살개마저 동냥주고 다독이며
도라꾸(트럭)에 사발과 오강단지를 싣고
“산 밑에 집”에 동기간의 눈물을 묻었다.
백발의 귀향은
단전에 빗 사래 박히고
일몰의 한가로움을 배운 관습은
취나물과 더덕 싹으로 일상이 되어 가더니
삭은 탯줄이 화석처럼 거기 있었네.
우거진 고야나무 삭정이 아래
백합화 한 아름
아… 흙 내음, 풀꽃들의 내외함
그대 삶이 고난하거든
생가 터 울 밑에
가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