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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김영섭] 大麻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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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75회 작성일 08-02-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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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초신경의 섬유질로 생을 마감하는 너의
노란 손가락들이 우수수 날리고
누가 술래였던가?
더 이상 피신할 곳도 없이 숲은 무너지고
술 타래 너울대며 찜질 구덕에 눕는 미인들
물안개 자욱한 개천에서
껍질이 흐느적대는 사이
베틀에 할머니와 어머니가 부산을 떨었다.
줄달음에 삼밭으로 달리면
자잘한 팽이채가 명아주 옆에서 빙그레 웃고
닥나무 껄질과 어우러진 팽이 싸움은 대첩과도 같았는데
싸리울 바둑이를 다독이며 안방을 기웃거리면
베틀소리 멈추고 달빛에 찌든 어머니가
청국장 뚝배기와
하얀 이빨의 강냉이 주발을
베틀에 탁탁 두드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