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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김영섭] 단감나무 아래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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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02회 작성일 08-02-2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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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삽살개는 곧잘 풀을 뜯어 먹었다.
바람 한 냥으로
노랑무당거미 지상에 내려와 숨는
후미진 양지쪽
심심찮게 긴 오줌을 깔기고
동지 쑥을 씹어 나르더니
입덧을 하는 것이다.
풀 매미 찌지 뒤풀이 간 사이
붉은 대추알이 달랑 매달린 화폭에
한동안 잊었던 친구들의
귀뚜라미가 꾸민 청첩이 쌓인다.
정이 흐르면 물길
개가 나들면 개구멍이듯
단감 익는 마을에 가면
걸음만 삽살개처럼 부산을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