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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김영섭] 주전골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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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08회 작성일 08-02-2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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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수마가 내장을 쓸어내리거나
깊은 겨울 약수에 풀무의 진내가 가시기라도 할라치면
무량한 암벽의 독대와 치성을 서두르고
서럽게 아픈 육질의 쇳밥에
수천수만의 화인을 담금질하며
술잔은 녹슬었으리라.
시린 손금 녹이며 도란이 누웠던 계집과
투명한 계류를 역류하는 달빛과
부끄럼 없는 단조소리
양각된 산 부추 꽃 대궁으로
도원은 깊어 갔으리.
돌탑 언저리 눈 사래 그치고
해동별신굿 무녀의 옷고름이
곰솔바람으로 들이 닥치면
사내아이 울음 환생한 엽전더미
어사화 행차를 채비했으리.
창호에 흐느끼는 승복들은
귀먹고 눈 어두워 사주전을 접고 살해되었을까?
산 벚나무 손때 짭짤한 고드름으로
다래순과 두릅을 데치며
심마니로 입적하였을까?
대수일리 없는 상평통보의 전수나
용폭 안자락 위조지폐 같은 엽신은
참 가을의 전설
공방의 물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