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호2007년 [시-지영희] 미시령 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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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 터널이 생긴 이래
옛길이 되고 있는
미시령 고갯길을 가 본 적이 있는지요
길 위로 꽃 대궁 만큼 걸어 나오는 꽃들
풀끝을 살그머니 길 위에 놓아보고
저녁 어스름이 고요를 헤치고 어정거리는 굽은 길
한 밤에는 별들이 바람에 와그르르 내리구르기도 하는
그 길을
가끔은 산짐승들도 한가하게 거닐곤 하겠지요
우리가 통행료 이천 팔백 원을 세고 있을 동안
우리가 빠른 길을 달리고 있을 동안
우리가 옛길이라고 말하는 동안
우리의 기억을 덮고 있는
꽃과 고요와 그리고
옛길이 되고 있는
미시령 고갯길을 가 본 적이 있는지요
길 위로 꽃 대궁 만큼 걸어 나오는 꽃들
풀끝을 살그머니 길 위에 놓아보고
저녁 어스름이 고요를 헤치고 어정거리는 굽은 길
한 밤에는 별들이 바람에 와그르르 내리구르기도 하는
그 길을
가끔은 산짐승들도 한가하게 거닐곤 하겠지요
우리가 통행료 이천 팔백 원을 세고 있을 동안
우리가 빠른 길을 달리고 있을 동안
우리가 옛길이라고 말하는 동안
우리의 기억을 덮고 있는
꽃과 고요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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