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호2007년 [시-채재순] 갑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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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전사 복장을 하고 세상으로 간다
갑옷과 칼을
꼼꼼히 살피며
표정은 최대한 부드럽게
말투는 공손하게
허점을 노리는 자를 경계하며
껴입은 옷에선 참을 수 없는 냄새가 난다
곪아 가고 있음을 애써 감추며
피고름이 터질 위기에 처해 있음을 숨기려다
이 지경에 이른 것
물집이란 물집은
하찮은 욕망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두리번거리는 이 불안증은
내 삶의 속도를 조절하지 못한데서
비롯되었음을
함부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전사들이
무심을 가장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독한 발자국으로 세상은 조금씩 패어가고
고름덩이가 뭉클, 쏟아지고 있다
갑옷과 칼을
꼼꼼히 살피며
표정은 최대한 부드럽게
말투는 공손하게
허점을 노리는 자를 경계하며
껴입은 옷에선 참을 수 없는 냄새가 난다
곪아 가고 있음을 애써 감추며
피고름이 터질 위기에 처해 있음을 숨기려다
이 지경에 이른 것
물집이란 물집은
하찮은 욕망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두리번거리는 이 불안증은
내 삶의 속도를 조절하지 못한데서
비롯되었음을
함부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전사들이
무심을 가장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독한 발자국으로 세상은 조금씩 패어가고
고름덩이가 뭉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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