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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채재순] 발바닥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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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63회 작성일 08-02-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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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술 후
발바닥이 아파 왔다
급격하게, 바닥났노라로 일러주는 몸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비로소 들여다보게 된 발바닥
바닥 귀한 줄 모르고 살아온 나날이었다
주름 가득한 바닥을 보고서야
걸어온 길 뒤돌아보게 된 것
바닥까지 내려가서야
바닥을 살뜰히 보게 된 것
내 무게를 용케도 견뎌낸
발바닥 힘
강줄기처럼 흘러온 길이
선연하게 담긴 지도를 본다
까치발로 살아온 날들이 빼곡하게 적힌
일기장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