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37호2007년 [시-채재순] 저녁으로 가는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53회 작성일 08-02-20 09:29

본문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는 해가 청어를 굽고 있다
제 그릇 챙기느라 내뱉은 말들이
잔가시 되어 누군가를 찌르지는 않았는지
가시를 잠시 감추어두긴 했지만
두고두고 상처줄 말은 아니었는지
어디 숨어 있다가
무지막지하게 쏟아져 나오는 건 아닌지
청어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저녁
제가 뱉은 말에 제가 찔리고,
가시들 걷어내느라 숨가쁘지는 않은지
맞대거리에서 막 놓여난
저녁으로 가는 길엔,
청어가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