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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이화국]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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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68회 작성일 08-02-2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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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를 하거나 소리를 치고
박수를 치기도 하지만
그 중에 새끼 치는게 나는 좋다
사람도 새끼 쳐 오늘이 있고
동쪽과 서쪽과 남북으로
아무 방향이나 가리지 않고 뻗어나가서
나무도 가지를 많이 치는 것이 좋다
식구를 늘려 풍성해지는 일
치고 또 쳐서 힘을 모으는 일
국가도 힘을 늘려야 제 백성 먹인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치기가 쳐내는 치기로 변해간다
직장에서 감원으로 사람을 치고
엿치기 자치기의 추억도 쳐내고
어쩌다 산 주가는 바닥을 친다
나무는 가지를 치다 못해 베어버린다
뺑소니차는 사람을 치고 도망치고
이리 치고 저리 치고
남는 것은 몇 놈의 견고한 부적(富積)뿐이다
가난한 집 문설주 위 부적(符籍)뿐이다
왜 내 소망의 치기는
원치 않는 치기로 둔갑하나
치다 치다 치다가
왜 나는 나를 다치는가 마음 다치는가
못마땅한 것 다 쳐내고 싶은
나의 치기(稚氣)를
누군가 먼저 알고 나를 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