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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이화국] 산세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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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38회 작성일 08-02-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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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물 한 모금으로 연명하는
그녀 몸둥이 퍼렇다 멍 천지다
멍든 몸둥이 둘레로 바람이 숨 죽인다
목 말라도 내색 않는다
100년 만에 한 번 꽃을 빚는 일
그것은 한 송이 시(詩)가 아닐까
세상에 좌충우돌 몸이 퍼런 여자가 다가와
어루만지고 돌아갈 때마다 더 깊어지는 멍
할 말이 많을 때 침묵으로 익혀버리는 그녀
아프다 목 마르다고 말을 먹고 말을 게워내
어느 말이 참인지 모르는 엄살도 보인다
진정한 아픔 주위엔 고요뿐이다
아픔 극에 달한 죽음 보면 그 몸둥이 퍼렇게 굳어있다
멍을 먹은 고요가 얼마나 깊은지 아무도 모른다
산세베리아 100년에 한 번 몸부림으로 꽃 피울 때
그 시 한 송이 얼마나 고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