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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이화국] 꽃잎 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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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16회 작성일 08-0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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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 마른 꽃잎
종이 사이에서 오래 잠자더니 종이가 되었다
무덤 속 벽화를 읽듯 그 몸에 새겨진
상형문자와 그림의 의미를 짚어나간다
언제 왜 죽어 누구에 의해
시간의 갈피에 끼워졌는지
증언 하라 일러도 묵비권이다
이름도 없느냐 색깔도 없느냐
침묵이 금이 아니라고 툭 건드리니
비스킷처럼 바삭 부서진다
그의 피 말린 아픈 세월을
나는 순간에 허물어버리고 말았다
훅 불었더니
먼지 되어 날아가는 내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