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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이구재] 한강의 기러기는 어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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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24회 작성일 08-02-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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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럭아 기럭아 어디 가니
한강 간다
뭐 하러 가니
새끼치러 간다“
어릴적 소꿉친구와 손 마주치며
부르던 노래있었다.
열 살 쯤 이던가
아버지 따라 대전서 기차타고
서울구경 처음 가던 날
노량진 지나 화통은 뻐어억
긴 소릴 지르며 한강 철교를 달렸지
한강엔 정말 기러기가 살고 있을까
차창 너머 강물을 살폈었지
그 후
60년 초 서울에 이사와 살면서
한강으로 물놀이도 자주 갔었지
철교가 저만치 보이는 인도교 근처
햇빛 쏟아지는 백사장
가슴까지 달궈진 몸
강물에 첨벙이던 생각난다
수양버들 늘어 선 뚝방을
가파르게 내려서면
갈대숲에 작은 새들이 호들짝 놀라
날아 오르곤 했었지
히끗 히끗 성근머리 세월 흘렀어도
푸르청청 점잖이 흐르는 한강물아
내 어릴적 쎄쎄쎄 하던
기러기의 고 고 고손자쯤이라도
불러봐
둥지 틀 갈숲도 만들고
풀씨도 불러 모아
풀숲도 만들어
새끼치러 오라 해 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