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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김춘만] 찹쌀 세 되를 받아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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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3,194회 작성일 08-02-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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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난다.
찹쌀 농사는
논 다락이 스무 마지기 쯤 돼야지.
아버지는 메벼보다 수확량이 적다고
찰벼 심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오늘
앞 집 아주머니가
햅 찹쌀 세 되를 가져오셨다.
어머니가 새댁이라 불렀던 이
팔순이 가까운 연센데
꼿꼿하시다.
세되 치 찰떡이면
며칠은 먹을 것이다.
찰떡이 그립던 날
하늘의 구름도 찰떡으로 보이던 날
한 뭉치 받아들면 세상에 부러움이 없었다.
저걸 떡으로 만들 수 있을까?
아주머니는
밥에 섞어 먹으라 했지만
팥고물 가득 묻힌 찰떡을 만들어
이집 저집 돌리고 나도 한 입 크게 먹고 싶구나.
찹쌀 알만큼 여문 날들
잘 불려 찌고 치면
그러면 가족들도 둘러앉을 것 같다.
찹쌀 세 되
덜렁 나와 아내 앞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