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호2007년 [시-박명자] 나무의 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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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겨울 아침 비무장지대
나무 한 그루 맨발로 걷고 있다
그 나무는 57년 긴 세월 계속 걸어 왔다
허기지고 피곤하여 비틀거린다
노루. 오소리. 산돼지 들도 숨죽이고 살금 살금
기어간다
산새들도 낮게 비행하고
목마른 바위는 고개 숙이고 돌아앉아 있다
그 나무 가슴에 문신이 보인다
<평화 통일 !>
<오라. 통일의 그 날이여>
오직 무심한 바람이 지나가며
나무의 흰 뼈를 쓰다듬고 있다
나무 한 그루 맨발로 걷고 있다
그 나무는 57년 긴 세월 계속 걸어 왔다
허기지고 피곤하여 비틀거린다
노루. 오소리. 산돼지 들도 숨죽이고 살금 살금
기어간다
산새들도 낮게 비행하고
목마른 바위는 고개 숙이고 돌아앉아 있다
그 나무 가슴에 문신이 보인다
<평화 통일 !>
<오라. 통일의 그 날이여>
오직 무심한 바람이 지나가며
나무의 흰 뼈를 쓰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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