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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박명자] 캡슐 속에서 나무가 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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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921회 작성일 08-02-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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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씨즌 3월 !
나무가 여기 저기서 눈을 톡 톡 떴다
겨우내 캡슐 속에 옷 벗고 잠들었던 나무
긴 계절 꿈도 접고 말도 접고 허공 다리도 접고
단순한 박제가 되어 잠의 층계를 내려 갔었지
컴퓨터가 겨울잠을 조정하고
한 켠으로 이불자락을 밀어붙이는 아침
굳은 등걸에서 3월의 만세 소리처럼 튀어 오르는
나무…
저기 건너편에서 입질해 오는 푸른 주둥이들이
가로 세로 꼬리 흔들며 가득히 올라온다
차례 기다리던 나무들이 물동이를 이고
산비탈에 출렁 출렁 춤을 춘다
빠르게 거칠게 릴을 던져라 !
나무가 일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