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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시-박명자] 수평선이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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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27회 작성일 08-02-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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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은 둥글게 휘어지던 수평선이
오늘은 날카롭게 눈뜨고 가까이 가까이 다가온다
수평선이 감당할길 없는 칼날인 것을
예전엔 몰랐었다
저 한없이 열린 하늘 공간을 선 하나로 막아 놓고
꼿꼿이 수직으로 일어서서
가슴속 누설되지 않은 오늘 내 양심을 찌른다
계속 곤두박질 하는 어족들의 주둥이를 찌르고
찌르고 찌르고…
저 지구 밑바닥으로 혼절시킨다
아침 동해 수평선이 우뚝 일어서서
선 듯 내 살 한점 베어 저만치 달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