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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호2007년 축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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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948회 작성일 08-02-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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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북지방의 문학적 깃발
—갈뫼 창간 37년을 맞으며

                                                          성기조(시인, 한국문인협회 명예이사장)


<갈뫼> 제37호의 출간을 축하합니다. <갈뫼>는 지금부터 37년 전, 당시 수복 지구였던 속초 땅에서 윤홍렬 선생을 중심으로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이 문학을 사랑하여 출발한 동인모임이었습니다.
  6.25 전쟁으로 화약 냄새도 가시지 않았던 전방지구에서 평화를 사랑했던 혈기왕성한 문학청년들이 사랑의 씨앗을 뿌린 결과, 오늘까지 그 명맥이 이어져 이제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뜻있는 동인지로 발돋움하는 것은 우리 모두 함께 축하해야 할 일입니다.
  특히 갈뫼의 창립에 관계했고, 지금은 강릉에 사는 박명자 시인이 앞장서서 <갈뫼>에 물을 주고 가꿔 꽃을 피게 하는 것은 울컥한 감동이 없이는 바라 볼 수 없습니다.
  박명자 시인은“목마른 혼으로 시대를 성토하듯 연탄 난로가에서 소주를 마시면서 <갈뫼>를 창간”했다고 회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낭만적인 회고이지만 얼마나 괴로웠으면 소주를 마셨겠습니까? 한 잔의 술이 동인들의 유대와 시대적 감흥을 북돋았다면 분명 전쟁을 겪어낸 시대를 성토했음이 분명합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영광스런 문학풍토, 잘사는 나라를 꿈꾸었음이 틀림없습니다. <갈뫼>동인들의 당시의 회고담이 오늘 날 한국문학의 바탕이 되고 한국문단이 이루어내지 못한 꿈이라면 이 나라에서 글을 쓰는 우리 모두는 <갈뫼> 동인지의 계속 발간을 격려하고 축하해야 될 것입니다.
  전쟁이 휩쓸고 간 거리에서 오직 문학만을 위해, 독자들의 가슴에 큰 꿈을 심을 수 있다는 생각이 오늘의 한국문학이 있게 된 동기가 되었음이 분명합니다.
  아직도 <갈뫼> 동인들은 강원도 영동의 북부지역에서 한국문학의 영광스런 장래를 위하여 땀을 흘리고, 지역 문학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지역문학의 발전과 한국문학의 발전을 꾀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깊이 깨우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문학적인 큰 성취를 위해서 많은 힘을 보태주시기 바라면서 동인 여러분들의 문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7.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