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호1998년 [시-김영미]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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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가끔씩 열어 보는 창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TV앞에 앉았는 날
문득, 열어 본 밤하늘
객쩍게 하품 한 번 하고
창문 닫으려는데,
컹컹,
어디서 늑대 울음 소리,
온몸 숭숭한 털과
심줄 팽팽히 당기는 뒷다리 근육
숨이 끊어져라 달리는
벌판이 흐르고,
그 들판에,
이름모를 풀꽃들 피었네.
꿈을 꾼게지,
졸린 눈을 부비며
창문을 닫는다.
몇 억 광년 먼 거리에서
잠든 눈과 귀를 향해 쏘아보내는
낯선 별의 교신이
툭 끊어진다.
치지직— 칙—치익.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TV앞에 앉았는 날
문득, 열어 본 밤하늘
객쩍게 하품 한 번 하고
창문 닫으려는데,
컹컹,
어디서 늑대 울음 소리,
온몸 숭숭한 털과
심줄 팽팽히 당기는 뒷다리 근육
숨이 끊어져라 달리는
벌판이 흐르고,
그 들판에,
이름모를 풀꽃들 피었네.
꿈을 꾼게지,
졸린 눈을 부비며
창문을 닫는다.
몇 억 광년 먼 거리에서
잠든 눈과 귀를 향해 쏘아보내는
낯선 별의 교신이
툭 끊어진다.
치지직— 칙—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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