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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정명숙] 내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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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38회 작성일 09-02-0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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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사랑

날아가는 새가 쏜 똥총에
손을 맞았다.
저녁식사 준비를 해야 하고
아토피성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아들 몸에
약을 발라주어야 하는 손
씻고 또 씻고 저녁 준비를 한다.
TV에서는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죄 없는 오리들이 산 채로 매장되고 있다.
환청으로 살아나는 오리 울음을 털어내며
다시 손을 씻는다.
온몸이 가뭄 들은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는 아들은
가려움과 쓰라림의 고통을 참느라
펄쩍펄쩍 뛰어 오르고
가뭄에 단비가 되어줄 수 없는 어미는
연고를 발라주며 노래만 부른다.
- 엄마 손은 약손 -
울 엄마가 내 몸 쓸어주며 불러주던 그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