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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이선자] 詩에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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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98회 작성일 09-02-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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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에게 2

가까운 길 멀리 돌아가는 저녁
사람들 저마다 오해를 하며 하루를 헹구는데
너의 속 같은 하얀 눈 그림자가
어깨 시린 얇은 이불처럼 세상을 덮기 시작하고
마음길은
저기 저 창에 켜진 환한 전등처럼
먼 적막 속에 갇히는데,
내 生의 창이여
누구도 드러내지 않는 진정한 상처처럼
너의 고집스럽게 열린 듯 닫힌 창까지
얼마나 더 걸어야 도달할 수 있는 것일까
기다리는 이는
기다리지 않는 이보다 더욱 아름답지만
어둠에 잠긴 저 산만큼이나 멀어져버린
너를 기다리는 오늘
이처럼 어둡고 긴 시간
칼날처럼 서 있는 바람 앞에 오금 조이며
꺾이면 부서질
얼음 끝 같은 무릎으로라도
꿇고 애원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밤은 타고 있다 내 정강이 아래
더 이상 지쳐 갈 수 없는 문 하나
기다림마냥 애절히 타고 있다
네 속으로 들지 못하고 버려진
눈사람의 무릎처럼
꺽이며 녹아내리고 있는
소통 원하는 나의 詩여
나의 자유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