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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이선자] 잠이 오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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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06회 작성일 09-02-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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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아요

잠이 오지 않아요
쓰르라미 밤새워 우는데
숫돌 위의 칼처럼 마음 세우고
동녘 향해 고개 들고 앉아 있어요
잠이 죽순처럼 가슴 한 켠 허물고
목청 돋운 황소개구리
삶의 어둠 속에 경계경보 울려요
대기 속엔 바람의 향내 진동하는데
너무 서둘러 길가에 앉았나요
무엇을 위하여
이토록 생을 허비하였던 걸까요
밤은 이슬을 남기고 장막처럼 걷히겠지만
나는 관객처럼 쓰레기만 남길까요
하루의 문을 닫는 어둠
아직 오지 않는 그대
지금 내겐 잠이 오지 않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