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호2008년 [시-최명선] 사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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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
먹다둔 감자상자를 열었습니다
가느다란 싹들을 매단 채
감자 색이 변해 있었습니다
먹어서는 안 된다는 푸른 독,
깊이 칼을 넣어 싹과 함께 도려냅니다
도려내도 깎아내도 박혀있는 질긴 끈
그것은 독이 아니라 약이었습니다
살 내주며 저항하는 모성이었습니다
쭈글쭈글 물기 없는 몸,
할딱이는 탯줄 여덟을 걸어놓은
갈증 같은 어머니의 전생이었습니다
먹다둔 감자상자를 열었습니다
가느다란 싹들을 매단 채
감자 색이 변해 있었습니다
먹어서는 안 된다는 푸른 독,
깊이 칼을 넣어 싹과 함께 도려냅니다
도려내도 깎아내도 박혀있는 질긴 끈
그것은 독이 아니라 약이었습니다
살 내주며 저항하는 모성이었습니다
쭈글쭈글 물기 없는 몸,
할딱이는 탯줄 여덟을 걸어놓은
갈증 같은 어머니의 전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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