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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최명선] 푸른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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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80회 작성일 09-02-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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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아버지

넌출지는 오이넝쿨에 버팀목을 세웁니다
산목숨 죽은 목숨에 기대 살던
바람 부는 어느 날
버팀목 버티다 쓰러졌습니다
맥없이 따라 눕는 여리디여린 것들
누어서도 살기는 살아지겠지만은
목숨이야 부지하고 살겠지만은
키 낮춘 희망이란 얼마나 난감한 일이겠는지요
하지만 슬픔도 잠깐
다시 버팀목 세워줬더니
아, 글쎄 고 작고 여린 것들
꽃대 쑥쑥 밀어 올리더니
죽은 나무 위 더러더러 꽃도 얹어 놓더니
무장무장 제 일가를 이루지 않겠어요
자식이란 그렇게 늘 철없고 약한 것
죽어서도 살아있는 버팀의 힘은
애틋한 당신 마음 아니겠는지요
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어서
생각하면 언제나 의지 목으로 오는
죽어서도 살아있는 아, 푸른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