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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장은선]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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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72회 작성일 09-02-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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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비빔밥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일을 생각한다
콩나물 고사리 상추잎 같이 서로 뒤엉켜
한가운데로 나가려고
샅바를 움켜잡고 실갱이 벌이다
광을 낼려고 흠뻑 기름칠을 해대고
칠한 기름에 청맹과니가 되어
서로가 물어뜯은 상처에서 흘린
붉은 피로 범벅이 되어
나에게서 너에게로 가는 길
멀리 있지 않음을
산 너머 마실 함께 가던 길 그리워라
서로의 슬픔을 다독거리고
환하게 떠오른 보름달에 고해하며
너덜너덜해진 옷들을 추스리고
풀잎은 풀잎끼리 기대는 이웃들이 정겨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