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호2008년 [시-조인화] 안개 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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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빚
―채재순 시인에게
아무래도 우린 안개에 빚을 지고
있는 듯하다
어느 핸가, 진부령 저녁을 넘을 때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미로 속에서
그대 마음 길 지혜로워
서두르지 않고
안개의 겹을 벗기며
영(嶺)을 내려가던 힘
원하지 않으나 이 세상 모든 일이
안개에 가려져 있으니
한 겹 벗기면
다시 한 겹 벗기려고
앞을 못 보면서 내려가던 그 때처럼
도처에 내려감으로 얻어지는
힘의 자리가 있을 터
빚을 갚듯 기꺼이 안개를
마주봐야 하리
―채재순 시인에게
아무래도 우린 안개에 빚을 지고
있는 듯하다
어느 핸가, 진부령 저녁을 넘을 때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미로 속에서
그대 마음 길 지혜로워
서두르지 않고
안개의 겹을 벗기며
영(嶺)을 내려가던 힘
원하지 않으나 이 세상 모든 일이
안개에 가려져 있으니
한 겹 벗기면
다시 한 겹 벗기려고
앞을 못 보면서 내려가던 그 때처럼
도처에 내려감으로 얻어지는
힘의 자리가 있을 터
빚을 갚듯 기꺼이 안개를
마주봐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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