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호2008년 [시-조인화] 아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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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시
변명을 하려고 멈칫거렸다
아카시아가 아니라 아까시라고
봄이면 온대지에 몽유처럼 퍼져가는
즐거움이다
비탈진 곳에 왕성하게 번식하던 뿌리의 기억은
접어두고
너무 빨리 짙어지곤 사라지는 아쉬움에
젊은 오래비의 뒷모습이 겹쳐진다
백야에 운신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맑았던 것이 이유였을까
그 후 오래 아카시아에 화를 냈다
아무에게도 침범당하지 않은 척박한 영역에
서 있다가 터뜨리는 환희
오늘 나무 아래서 길을 잃는다
변명을 하려고 멈칫거렸다
아카시아가 아니라 아까시라고
봄이면 온대지에 몽유처럼 퍼져가는
즐거움이다
비탈진 곳에 왕성하게 번식하던 뿌리의 기억은
접어두고
너무 빨리 짙어지곤 사라지는 아쉬움에
젊은 오래비의 뒷모습이 겹쳐진다
백야에 운신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맑았던 것이 이유였을까
그 후 오래 아카시아에 화를 냈다
아무에게도 침범당하지 않은 척박한 영역에
서 있다가 터뜨리는 환희
오늘 나무 아래서 길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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