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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조인화] 아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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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41회 작성일 09-02-0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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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시

변명을 하려고 멈칫거렸다
아카시아가 아니라 아까시라고
봄이면 온대지에 몽유처럼 퍼져가는
즐거움이다
비탈진 곳에 왕성하게 번식하던 뿌리의 기억은
접어두고
너무 빨리 짙어지곤 사라지는 아쉬움에
젊은 오래비의 뒷모습이 겹쳐진다
백야에 운신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맑았던 것이 이유였을까
그 후 오래 아카시아에 화를 냈다
아무에게도 침범당하지 않은 척박한 영역에
서 있다가 터뜨리는 환희
오늘 나무 아래서 길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