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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최숙자] 숨어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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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54회 작성일 09-02-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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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듣다

잠시 일손을 접고
창고 지붕에 쏟아지는 빗소리
몰래 숨어 듣다
외롭지만 나만의 공간이 무지 좋을 때가 있다
어릴 적 엄마한테 야단맞고
오갈 데 없으면 저릅단 속이나
짚가리 속으로 숨기도 했는데
어머니는 발이 부르트도록
찾아다니시다 죽기라도 했을까봐
정신없이 나의 이름을 부르신다
목 너머로 울음 삼키시는 걸 몰래 듣노라면
달려 나가 품에 싸여 울고 싶기도 해서
혼자 훌쩍거리기도 했는데
빗소리가 그 울음 대신 울어주고 있다
저릅단 속 환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