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호2008년 [시-최숙자] 상처꽃
페이지 정보
본문
상처꽃
일월산 어느 산방에는
묵묵히 파랑을 이겨낸
통나무 차탁 하나
바다벌레 피신처라는
온통 크고 작은 무늬결
어림잡아 수백 년
별무리 밤새워 건너갔을
노송
와불처럼 누워 있다
만나는 이들마다
이리 만지고 저리 쓰다듬는데
파도 드나들던 자리
움쑥 아프고 저린,
제웅*처럼 바늘구멍 총총한
한 번도 내보이지 못한
내 안의 상처 덧날 것만 같아
몰래 보듬어보는
시리고 따스한,
환한 나무 한 그루
*짚으로 만든 액막이 인형
일월산 어느 산방에는
묵묵히 파랑을 이겨낸
통나무 차탁 하나
바다벌레 피신처라는
온통 크고 작은 무늬결
어림잡아 수백 년
별무리 밤새워 건너갔을
노송
와불처럼 누워 있다
만나는 이들마다
이리 만지고 저리 쓰다듬는데
파도 드나들던 자리
움쑥 아프고 저린,
제웅*처럼 바늘구멍 총총한
한 번도 내보이지 못한
내 안의 상처 덧날 것만 같아
몰래 보듬어보는
시리고 따스한,
환한 나무 한 그루
*짚으로 만든 액막이 인형
- 이전글[시-최숙자] 숙자야 밥 먹자 09.02.05
- 다음글[시-최숙자] 칸나꽃 09.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