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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김향숙] 미끄럼틀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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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21회 작성일 09-02-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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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틀 위에서

높은 곳에 오르니
더운 이마 서늘하고 풍경이 황홀한데
내려가기 위하여 올라온 길
이제 사 어렴풋 알 것도 같다
가파른 내리막
과속의 남은 시간들
가난하거나 아프거나 혹은 쓸쓸하거나
한두 가지 짐 저마다 지고
몸 부대끼며 미끄럼틀 오르던
앞뒤 낯익어 정겨운 사람들
그러나 살아있는 동안
우리의 시간은 눈물마저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