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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1998년 [시-권정남]설악산이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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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mloe
댓글 0건 조회 2,525회 작성일 05-03-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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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 대관령 통제
산간 마을이 고립되었다.
매일 바라보던 설악산이
오늘은 원망스럽다.

토왕성 빙벽폭포를 오르던
대학생들이 실종되었고
주인잃은 안경 하나 눈 위에 있다.

토왕성 빙벽폭포 그 아래
스무살 어깨 위로, 흰 볼 위로
전설같은 눈이 내리고
사랑을 나누던 손바닥 안으로
흰 주검이 덮이고
핏줄당긴 이름들이 빙벽에 부딪쳐
피리소리로 돌아 오는 밤
바람은 허공을 곤두박질 친다.

얼어있던 그대 영혼들이여
봄 눈 녹으면
설악산 깊은 계곡마다
수 만송이 뜨거운 꽃으로 피어나려는가
하늘아래 어둠 끝자리

밝은 길 하나 열어 주려함인가
매일 바라보던 설악산이
오늘은 원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