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호2008년 [시-권정남] 한계령은 염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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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은 염색중이다
싱싱한 머리카락
앞으로 옆으로 색색 물들이는 중이다.
천연 물감이 뚝뚝 어깨에 떨어진다
한때 내 색깔을 고집하며
세상 앞에 물들지 못해 힘들었던
날들이 있었다
슬픔이 기쁨에 물들어가듯
서로에게 물들어간다는 건
자신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윤기 나게 하는 일이라는 걸
강물처럼 세상과 깊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선명했던 금하나 지우는 일이라는 걸
저녁하늘이 석양에 물들듯
정상에 서 있는 나무들이 물들어가고 있다
이마 위 흘러내린 머리카락에도
브릿지를 넣고 서 있는
한계령은 지금 염색중이다
싱싱한 머리카락
앞으로 옆으로 색색 물들이는 중이다.
천연 물감이 뚝뚝 어깨에 떨어진다
한때 내 색깔을 고집하며
세상 앞에 물들지 못해 힘들었던
날들이 있었다
슬픔이 기쁨에 물들어가듯
서로에게 물들어간다는 건
자신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윤기 나게 하는 일이라는 걸
강물처럼 세상과 깊어지는
일이라는 것을
선명했던 금하나 지우는 일이라는 걸
저녁하늘이 석양에 물들듯
정상에 서 있는 나무들이 물들어가고 있다
이마 위 흘러내린 머리카락에도
브릿지를 넣고 서 있는
한계령은 지금 염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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