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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권정남] 보리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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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28회 작성일 09-02-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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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열매

어깨에 걸친 연초록 망또
허공을 선회 한다
잠자리 날개처럼 팽팽하다
몸 안의 태態벗어버리기 위해
온전한 육탈을 위해
루비 같이 키워온 내 안의 빛나는 열매
연초록 날개옷 입혀
세상 속으로 날려 보낸다
허공에 쳐진 수많은 거미줄 앞에
지그시 입술 깨물며
날개 짓 파닥이던 너
어미가슴 콸콸 물 흐르는 소리
시방 세계적시는 소리
보리수나무 발등에 떨어지지 않으려
팽팽한 날개옷 걸치고
발끝으로 춤추고 있는
내 안의 붉은 열매
몸 속 환한 보리수나무
한 그루 키워
단단한 여문 고뇌가 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