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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권정남] 바람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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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40회 작성일 09-02-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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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박물관

한창 시즌 벌건 대낮인데
쇠줄에 감겨있는 문고리
찢어진 벽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굴삭기 아래
선지피 낭자히 하열 하던 날
백두대간 관통한자리
후처한테 자리 내주듯 선뜻 길 내주고
가슴앓이 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달을 품듯
정상을 품은 적이 있다
생의 절정에선 숨쉬지 말라
화려했던 날들 뒤돌아보지 말라
시들어버린 꽃자리 오래 오래
눈길 주지 말라
망원렌즈 초점에 출렁이고 있는
속초앞 바다는 아직도 전성기인데
유효기간 지난 바람만 들끓고 있는
미시령 휴게소
통나무집은
안개 박물관이다
바람 박물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