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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김영섭] 양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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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04회 작성일 09-02-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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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환상은
내장을 송유관 꼭지에 연결하는 일이다.
국경에 지천으로 피어난 화원은
탈레반과 국경수비대 공생을 위한 젖줄
기대며 타협하다 난도질당하더니
인질마저 처형하는 구나
질긴 꽃들의 유혹을
단죄하지 못하는 욕정이
자살 폭탄으로 피어나는 구나
재벌과 철새들의 대차대조표에
감가상각비와 당기순이익을
혈세로 말아먹는
안개 낀 대륙의 반도
세상에서 가장 지순한 기다림은
내장을 비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