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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지영희] 베니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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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67회 작성일 09-02-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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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노래

누군가 수없이 배를 매었다 풀었을 백향목에 걸쳐 놓은
부르지 못한 노래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햇살을 받으며 골목을 걷는다는 걸
흙들이 담 밑에 기대어 작은 풀뿌리를 간지럽히는 걸
알고나 있을까
좁은 창틀에 걸터앉아
낯선 동양 관광객을 물결처럼 바라보며 전화하던 그녀
골목에서 울리는 발자국 소리의 평화를 궁금해 하기나 할까
젖은 건물 사이 제 흥대로 줄지어 선 백향목
어떤 희망에 심었길래 오래도록 썩지 않는지
골목에서
늦은 밤, 홀로 검은 건물을 두드리며
세상과 교신할 두고 온 노래가
베네치아, 베네치아
새하얀 빛을 물 속 깊이 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