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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지영희] 그녀들이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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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80회 작성일 09-02-0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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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이 날다

첫 여행을 떠나는 오십대 초반 그녀들이
낮은 형광등 몇 구만 눈뜬 대합실 의자에 앉아
여행 가방 이야기로 끈을 푼 것이
새로 산 신발을 서로 바꾸어 신어보고
화장실도 우르르 다녀오고
가져온 비타민, 홍삼가루까지 나누며
조잘조잘 새벽 참새다
그 어렵다는 자식 취직 얘기에 뜬 그녀
세상 등진 남편과 토달거리며 함께 사는 그녀
잡지 속처럼 정갈한 서랍을 가진 그녀
대가족을 자식처럼 품고 사는 그녀
늦둥이에게 어린 웃음 배우는 그녀
그래, 하늘을 날아 세상 반대쪽까지 가 보는 거야
편지도 써 보는 거야
아이들처럼 실컷 재잘거려 보는 거야
아, 참다운 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