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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지영희] 윤이 나는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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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01회 작성일 09-02-0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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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 나는 마루

눈 앞에 가로 선 단풍산을 바라본다
어디에고 길이 없을 것 같은 저 풍경 속에서
사람들이 걸어 나오고
나는 윤이 나는 마루에 걸터앉아
다리에 힘을 주었다 풀기를 반복한다
닦고 또 닦아 나무결이 반지르르 살아나던 마루
나무결이 새겨진 엄마의 무릎팍은
요즘 가끔 헛걸음질을 한다
잘 닦아진 시간들이 옹이 되어
가을산에 붉은 빛 한 점 더하고
헛걸음질 할 때마다 아찔한 세월에
허공을 붙잡는 내공으로 꼿꼿이 내딛는 다리
깊은 바람 스치는 윤이 나는 마루 끝에 앉아
나무결이 살아날까
가슴을 가만히 문질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