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호2008년 [시-채재순] 호박 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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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공양
영 수상하다
두리번거리다 보일러실 문을 확 열어 제치자
보일러 옆에 쥐똥 수북하다
텃밭에서 키운 호박 몇 덩이에
창을 내고 들락거렸다
처음엔 눈치 보며,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허기나 면하자고 시작했을 터
가솔들의 양식을 발견한 가장의 눈빛이
빛났을 것이다
당분간 밥 걱정 없을 거라며
며칠 전에 빨래비누를 갉아 놓았던 녀석들이 틀림없다
이 식량을 앞에 놓고 왁자하게 잔치를 벌였으리라
내가 늬들 밥이다 통째로 내놓은
호박 공양
수도 없이 들락거렸을 늙은 부처 위로 햇살 환하다
영 수상하다
두리번거리다 보일러실 문을 확 열어 제치자
보일러 옆에 쥐똥 수북하다
텃밭에서 키운 호박 몇 덩이에
창을 내고 들락거렸다
처음엔 눈치 보며,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허기나 면하자고 시작했을 터
가솔들의 양식을 발견한 가장의 눈빛이
빛났을 것이다
당분간 밥 걱정 없을 거라며
며칠 전에 빨래비누를 갉아 놓았던 녀석들이 틀림없다
이 식량을 앞에 놓고 왁자하게 잔치를 벌였으리라
내가 늬들 밥이다 통째로 내놓은
호박 공양
수도 없이 들락거렸을 늙은 부처 위로 햇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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