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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이화국] 비밀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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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74회 작성일 09-02-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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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했지
소에게 한 말은 비밀 지켜져도
부모에게 한 말은 새나간다고 하면서
비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비밀 번호
몇 개 쯤 가져야 현대인이다
가족이면서 소중한 것을 공유할 수 없는 시대
비밀이 많아 잠그고 살아도 세상은 시끄럽다
비밀번호 내장된 방 누가 사는지
비밀로 무장되는 세상 흉내내며
내게도 비밀번호 몇 개 달아놓았다
아무나 열지 못하게 잠갔다
그러다가 비밀 열쇠 잃어버리면 어쩌나
내가 내 방에 들어가지 못하면 어쩌나
서로들 꽁꽁 잠가놓은 방에서 무엇이 썩는지
악취가 슬금슬금 새어나온다 냄새 퀴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