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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이충희] 오골계 깊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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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81회 작성일 09-02-0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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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골계 깊이 읽기

―정희성 시인의 <시인 本色> 화답으로
詩를 읽는다
한 시절 아니지 지금도 내 詩읽기의 솟대이기도한 詩人의
시인 本色
本色이라니
읽어내려 가면서 뼛속 저 구중궁궐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다시 두어 번 반복해서 읽다 급기야 뭐 그런 거 있지요
너무 절묘하게 들어맞아 더 이상의 적확的確을
무얼 덧댈 여지가 없을 때의 그 통쾌함 같은
큭큭 거리는 웃음의 영문을 몰라 의아턴 남편이
왜 그러냐 묻기에 겨우 웃음을 눌러가며 읽는데
오 골 계 - 마치기가 무섭게 딱 내 소리네
예상 밖의 반응이라 순간 흠칠, 반사적으로
아이구 딱 내 소리네( 한 옥타브 자연히 높아지고)
어쩌구 저쩌구 한 소절 치고 들어갔더니
역공에 기가 막혔던지 불리하다 싶었던지 잠잠
그래 詩人마누라 데리고 살기도 만만한 건 아니지에
이르러 웬 측은지심? 나도 급히 무슨 일 있었느냐는 듯
서가로 들어와 숨을 고르고 시인 본색의 블랙홀인
지가 살아봤냐고 그래 지가 살아봤냐고
한 달 아니 ,사흘만 살아봐라 헉 소리 지르잖는가
……좋아하시네 나니까 살아줬지 택도 없다
적어도 수 십 년 그럭저럭 살아 본 사람은 안다
알아도 훤히 안다 그 속 고갱이 땟물 빛깔까지도
정말 지가 살아봤냐고 ~
한 사 십 년 살아봐야 안다
그래 살아봐야 안다 다 거기거기인 것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