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호2008년 [시-이충희] 늙은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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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자전거
세워놓았다면 고물장수 손수레에 실렸음직한 그런 늙은 자전
거를 타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에 걸맞는 편안한 표정으로 폐
달을 밟으며 그 늙은 자전거만큼 늙은 그가 지나 간다 어찌나 가
벼이 가는지 바퀴에 깔려도 흠 하나 생기지 않겠네 그런 생각으
로 잠시 머물다 가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손을 들어 아는 체도 하
고 보도에 가득 노란 은행잎이 깔린 이른 아침 망연히 서 있는 내
앞에 딱 설 때도 영낙 없이 그 늙은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황망히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기름끼라곤 얼씬도 않은 가슬가슬한 풍경
하나가 歲寒圖의 구부정한 소나무로 걸리고 얼마간은 그렇다 오
늘은 이상한 날이야 농협 자동문 앞에 선 나를 두 손가락으로 밀
어넣고 저만큼 비켜가는 모습이 고무줄을 끊고 달아나던 아이적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찰칵 맑은 기호음으로 떨어진다
세워놓았다면 고물장수 손수레에 실렸음직한 그런 늙은 자전
거를 타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에 걸맞는 편안한 표정으로 폐
달을 밟으며 그 늙은 자전거만큼 늙은 그가 지나 간다 어찌나 가
벼이 가는지 바퀴에 깔려도 흠 하나 생기지 않겠네 그런 생각으
로 잠시 머물다 가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손을 들어 아는 체도 하
고 보도에 가득 노란 은행잎이 깔린 이른 아침 망연히 서 있는 내
앞에 딱 설 때도 영낙 없이 그 늙은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황망히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기름끼라곤 얼씬도 않은 가슬가슬한 풍경
하나가 歲寒圖의 구부정한 소나무로 걸리고 얼마간은 그렇다 오
늘은 이상한 날이야 농협 자동문 앞에 선 나를 두 손가락으로 밀
어넣고 저만큼 비켜가는 모습이 고무줄을 끊고 달아나던 아이적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찰칵 맑은 기호음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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