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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이충희] 회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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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91회 작성일 09-02-0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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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를 위한 변명

동해 한 자락이 슬몃 들어앉은
대포 바닷가 횟집 평상에 앉아
벌름벌름 아직도 아가미 들썩이는
광어 그 날生것 숨소리를
푸성귀 한 잎으로 덮어놓고 태연히
수평선을 둘둘 감아 횟감으로 먹는다
배 속에 들여놓은
오, 동해여 출렁이시나요
푸른 갈기 꼿꼿이 세우던
망망대해 여직 그리우신지요
몇 방울의 피와 살점을 위한
간접살생의 갖은 작폐를
대리전을 치루는 비열함을
서푼어치의 알량한 양심을
짐짓 파도자락으로 감추고
혀 안에 감기는 미각에 겨워
동해를 놓고 취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