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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김충만] 북방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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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33회 작성일 09-02-0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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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어장

문을 잠그고 여는 바다
세상에 하나뿐인 북방어장에는
뭔가 있습니다.
어로한계선 넘어
북위 38도 33분과 38도 35분 사이
저도 앞바다에서
그것을 보았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명태, 장어 흔치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황금어장
뱃머리를 힘 있게 돌리면서
그물을 올리는 굳은 손바닥엔 긴장이 사려지고
그 긴장이 풀릴 때쯤
슬그머니 나타나는 게 있습니다.
북방어장 드나드는 뱃길 가르치던 아비는 떠나고
배 타기 싫어하는 자식은 타지로 가고
혼자서 배질하는 그 사람도
분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젊은 사람처럼 눈이 밝지 못해도
평생 해 온 게 배 탄 건데
뱃머리로 올라오더니 배 꼬리에 주저앉아
한참을 있다가 바닷속으로 들어간
그것을 모르겠느냐고 합니다.
바다도 오랜 시간 잠궈 두었더니
별일이 다 생깁니다.
북방어장에 다녀온 사람들은
토막 낸 바다가 형상도 없이 꿈틀꿈틀
가슴으로 전해주던 그 느낌을 얘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