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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김충만] 공현진 방파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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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3,085회 작성일 09-02-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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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현진 방파제에서

낚시터로 이름 난 공현진 방파제
이전 모습에 익숙한 나는 안다
백사장에서 바라보던 곰바위
깊은 바다 속에 웅크린 그의 잔등이에서
하얀 파도가 일어나고
그것이 꽃처럼 피어올라
아침 햇살에 젖어 있던 모습을.
몇 년을 꾸역꾸역 바닷속으로
집채 같은 바위덩어리를 집어넣으니
물 위로 길이 나고
꽃으로 피어나던 곰바위 옆엔 등대가 섰다.
오징어가 한철일 땐
수평선 집어등 불빛은
복잡한 오선지의 음표처럼 돋아났고
파도와 함께 그 어디쯤에서
내 아버지 함께 보내주던
가슴 울리는 오케스트라였다.
그 바다 위 한참 걸어 나가
동네를 들여다본다.
내다보기만 하던 바다 위에서
다 사그라지지 않은 모닥불의 온기 같은
저 나지막한 지붕 아래 아버지와 어머니
내 누이를 그려놓는다.
그 모습들 곱게 피어올라
석류 빛으로 물들어 가는 저녁
아이들은 더 먼 바다를 내다보고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