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호2008년 [시-박명자] 시큼한 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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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큼한 가을비
변두리 공터에 시큼한 가을비가
둥글게 돌아 나갔다
공을 몰던 휴일의 아이들이
멧새 떼처럼 흩어진다
나무 등걸에 톡 톡 튀던 물방울들이
표피에 붉은 발진을 b b b b 만들어 놓는다
먼 길 떠나려는 가을이 동구 밖에 주춤거릴 때
나즉이 더듬이를 내리는 가을비
말랑하게 익은 홍시 속살이
흘림체로 미끄러지는 오후 3시 20분
지구 저 편 더 맨(The Man)의
핸드폰 메시지가 빗살무늬로 떠도네
내 안의 사물들이 문득 깨어났다가
주르르륵 미끄러지는 오후
변두리 공터에 시큼한 가을비가
둥글게 돌아 나갔다
공을 몰던 휴일의 아이들이
멧새 떼처럼 흩어진다
나무 등걸에 톡 톡 튀던 물방울들이
표피에 붉은 발진을 b b b b 만들어 놓는다
먼 길 떠나려는 가을이 동구 밖에 주춤거릴 때
나즉이 더듬이를 내리는 가을비
말랑하게 익은 홍시 속살이
흘림체로 미끄러지는 오후 3시 20분
지구 저 편 더 맨(The Man)의
핸드폰 메시지가 빗살무늬로 떠도네
내 안의 사물들이 문득 깨어났다가
주르르륵 미끄러지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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