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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2008년 [시-박명자] 내 안의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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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909회 작성일 09-02-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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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는 누구인가.

저기 저 도회의 거친 파도 자락으로부터
검을 든 무리가 내 뒷꼭지를 쫓아오고 있다
결국 나는 또 다른 가면을 쓰고 코너에 몰린다.
비지땀 흘리며 무성한 얼음 숲에 밀린 잠을 기댄다.
그들은 손에 손에 횃불을 들고 함정의 옆구리
찌푸린 줄무늬를 찾아 내 앞섶을 뒤적인다.
두 장 내 날개 비에 젖어 낮게 떨리우고
캄캄 길눈이 어두워 세상 끝은 흐리멍텅하네
지구촌 어느 구석에 이 한 몸 숨겨줄 그늘이 없나니
on off 살얼음 끼인 도정은 변방으로 계속 나를 밀어뜨리네.
해넘이에서 해돋이까지 촘촘한 시간의 어금니는
열리지 않지만 때때로 꽃의 둘레를 빙 빙 돌다가
넌즈시 속으로 불타오르다가 화상조차 입히지 못하는
추상의 불꽃으로 사위는가 .
빛살무늬 저 편에서 외따로 하롱거리는
<나는 누구인가?>
가끔 해질녘 바다의 블랙홀을 기웃거리다가
환각의 기슭에 한줄기 연기로 피는
나는 누구인가?
쫓기는 한 마리 숨찬 짐승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