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2009년 [시-정명숙] 섬이 바다에 머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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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바다에 머무는 것은
섬은 바다에 내린 뿌리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해일로 바다가 뒤집힌 날
자신을 잡고 있는 건
뿌리의 깊이가 아니라
녹슨 닻이었음을 보았지만
벗어나기엔 너무 넓은 바다의 품과
온통 바다의 흔적뿐인 시간들
섬은 태연히 웃는다.
아무것도 본 일 없다고
유영하는 법은 오래전에 잊었다고
섬은 바다에 내린 뿌리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해일로 바다가 뒤집힌 날
자신을 잡고 있는 건
뿌리의 깊이가 아니라
녹슨 닻이었음을 보았지만
벗어나기엔 너무 넓은 바다의 품과
온통 바다의 흔적뿐인 시간들
섬은 태연히 웃는다.
아무것도 본 일 없다고
유영하는 법은 오래전에 잊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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