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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정명숙] 섬이 바다에 머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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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79회 작성일 09-12-2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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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바다에 머무는 것은


섬은 바다에 내린 뿌리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해일로 바다가 뒤집힌 날
자신을 잡고 있는 건
뿌리의 깊이가 아니라
녹슨 닻이었음을 보았지만

벗어나기엔 너무 넓은 바다의 품과
온통 바다의 흔적뿐인 시간들

섬은 태연히 웃는다.
아무것도 본 일 없다고
유영하는 법은 오래전에 잊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