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2009년 [시-송현정] 풍장(風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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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장(風葬)
늪지 옆 도로변에
바싹 마른 고사리 같은
지렁이 사체들
아직 숨이 붙어있는 몇몇은
개미들에게 공양을 허락하며
마지막 보시를 하고 있다.
어쩌다 무슨 연유로
제 살던 곳 버리고
무더기로 식솔들을 끌고나와
길바닥에서 임종을 맞고 있는가
어둡고 칙칙한 이생이 싫어
또 다른 환생을 꿈꾸는 장례 행렬 속
곡(哭)도 다비식도 없이 바람에 날리는.
늪지 옆 도로변에
바싹 마른 고사리 같은
지렁이 사체들
아직 숨이 붙어있는 몇몇은
개미들에게 공양을 허락하며
마지막 보시를 하고 있다.
어쩌다 무슨 연유로
제 살던 곳 버리고
무더기로 식솔들을 끌고나와
길바닥에서 임종을 맞고 있는가
어둡고 칙칙한 이생이 싫어
또 다른 환생을 꿈꾸는 장례 행렬 속
곡(哭)도 다비식도 없이 바람에 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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