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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송현정] 화절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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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23회 작성일 09-12-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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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절령


휘어지고 휘어지는 이십오 리
폐광의 흔적을 지우려는 듯
선혈 낭자한 꽃무더기들, 환하다

궁벽한 산 아래
삶의 보따리를 풀어놓고
골 깊은 한 시절을 보냈을 사람들
걸음걸음 옹이 앉은 한 생애가
꺾어내고 픈 꽃이었으리

그들이 떠난 자리
소품처럼 꽃은 피고
영 너머에선
밤을 새운 잭팟들이
몇 무더기의 꽃을 꺾었다는 소문만
화절령을 넘고 있다.


*화절령 : 정선군 고한읍과 영월군 상동면을 잇는 길, 꽃꺽기재 또는 꽃 꺽는 고개라고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