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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최효선] 노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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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16회 작성일 09-12-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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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할머니는 유모차로
할아버지는 리어거로
젊은 사람은 트럭으로
가을에 수확하듯 종이박스를 거둔다.
쉴 사이 없이 팔려다니는
귀하신 몸이 된 종이박스

어느 때 부턴가 값이 떨어져
부는 바람에도 날려가고
귀퉁이에 지천으로 쌓여 있지만
모셔가는 이 없이
발길에 채이고 비에 젖는 천덕꾸러기

계륵
버릴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거리에 노숙자가 늘어간다
바뀐 시간이 오면
누가 노숙자 될까